• 세계문학계의 대통령을 만나다

    2009. 12. 23.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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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고, 그의 책이 단 한권도 집에 없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아내가 첫째 아이 임신했을 때 태교를 위해 읽어줬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과 <바보이반>의 작가 톨스토이.
    둘째 아이를 임신한 이번 기회에 작가를 좀 더 깊이 알아보고, 느껴보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 등의 전기는 읽어봤지만 작가의 전기로는 톨스토이가 처음이니 나에게는 세계문학계의 대통령위치를 차지하는 대형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지은이 빅토르 쉬클롭스키의 작가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가 한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작가가 전체로부터 부분을 끌어내는 방법, 그렇게 해서 우리가 나중에 그 전체를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법이다."

    이 <레프 톨스토이>라는 전기는 작가 톨스토이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체험하던 시기를 하나씩 추적해나가는 또하나의 소설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따라서 톨스토이의 작품을 여러편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독 해보기를 권할만 하다.

    톨스토이가 루소를 존경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고 독서광이이었다는 사실이 여러차례 언급된다.
    결국 그는 천재가 아니라 노력파인 셈이다.

    러시아작가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경우는 철학적인 문체의 매력에 중독되었다.
    그에 비해 톨스토이는 좀더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가로 알고 있다. 나처럼 동화같은 면에 끌려하는 독자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한 장편의 소유자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하나의 수확이라면 톨스토이 전집을 반드시 읽고싶고, 읽어야만 하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전쟁과 평화>의 니콜라이 로스토프 백작은 자신의 아버지에서 그 모습을 따왔다고 한다. <안나 카레리나>의 주인공도 주변인물의 여러 모습을 조합하였다는 것을 주변 인물과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밝혀내기 때문에 톨스토이의 인생과 그의 작품을 동일시하는 매력이 있다. 한평생 민중의 편에서 민중을 사랑했던 귀족출신의 작가는 알면 알수록 더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톨스토이의 서재를 묘사하는 부분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갔다. 참으로 아늑하고 부러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톨스토이의 서재는 구석으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꽤 넓어서 거의 20평방미터 정도 됐다. 서재에는 호두나무 책상이 있었는데 당시 유행하듯 책을 옮기거나 수많은 원고나 필사본을 밀쳐놓을 때 떨어지지 않도록 나지막한 칸막이가 둘러쳐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전통적인 문방구들이 있었다. 콜스토이는 펜을 잉크병에 직접 찍어가면서 글을 쓰곤 했기 때문에 별로 필여없어보이는 것들이었다. 그외에도 팔걸이 안락의자 두 개, 의자 두 개, 그리고 짙은 녹색유포를 입혀서 가죽처럼 보이는 소파가 있었다. '

    책을 덮은 후 서점을 뒤져보았지만 우리나라에는 톨스토이 전집이 시중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워낙에 다양한 출판사들을 통해서 소개되었기 때문인지, 저작권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인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일지...

    짜임새있게 구성된 전집이 나온다면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순서대로 모든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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