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경쟁상대보다 1년을 앞서갈 수 있는 방법

    2009. 3. 12.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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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망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야마오카 소하치 (동서문화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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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읽었던 <로마인이야기>의 감동이 지나쳤던 탓일까? 아니면 영웅은 무릇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읽는 도중에는 정말 재밌다는 정도의 생각은 했는데, 마지막 12권에 이르러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평생이 ‘줄리우스 시저’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전혀 성격이 다른 책인데도 <대망>을 덮는 순간 <로마인이야기>의 ‘줄리우스 시저’ 편을 12권의 장편으로 재해석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망>의 주인공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단순히 일본의 영웅이 아니고 전쟁의 시기에 평화를 일구어낸 선각자로 나타난다.
    처음 <대망>이 출간되었던 1950년대의 일본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열풍을 일으켰던 문제작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 명성에 조금의 거짓도 없었다.

    얼마 전 개봉한 <배트맨 다크나이트>에 보면 미국인 변호사인 ‘하비던트’가 식사를 하면서 자신이 ‘줄리우스 시저’처럼 변화를 주도해야겠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누가 뭐래도 시저는 지금의 유럽을 만든 백인종들의 아버지이다. 미국 백인이 유럽에서 넘어온 핏줄들이고 보면, 시저는 지금의 최강대국인 미국의 영웅이기도 한 셈이다.

    두 강대국의 영웅인 시저와 이에야스는 얼마나 비슷한 점이 있을까? 책 내용을 복기하면서 생각하는 대로 정리를 한번 해보았다.

    두 영웅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1. 평화를 위한 초석을 혼자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협력하여 다졌다.
    시저는 그 유명한 <삼두정치>를 시행했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에야스는 셋이 함께 평화의 기틀을 다졌다.
    2. 배반자와 패배자들이라도 언제나 용서하였다.
    이들은 인간을 뛰어넘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 배신자에게 가혹했던 사람들은 대게 자신의 세대에서는 평화를 유지했지만 영속된 안정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3. 전쟁에 관한한 패배를 모를 만큼 병법에 뛰어나고 치밀한 준비를 했다.
    특히 두 사람의 마지막 전쟁은 내란전인 만큼 적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킨 채 성을 조속히 함락시키기 위한 치밀한 준비가 번득인다.
    4. 전쟁 후 즉시 시민을 안정시키는 신속한 사후처리로 평화를 유지하였다.
    5. 주변에 여자가 많았다.
    6. 독서광이었다.
    7. 후계자문제를 명확하게 매듭지어서 사후 수백년 간의 평화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

    시저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는 시저 못지않은 업적을 자랑하고, 이에야스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향후 200년간의 일본평화의 주춧돌이 되었다.
    8. 귀족신분이었지만 초반 고생이 심했다.
    9. 지식인에게 관대하였다.
    시저는 당시의 지식인이었던 키케로의 배반을 용서하면서까지 곁에 두려했고, 이에야스는 여러 스님들의 고견을 항상 참고했다.
    10. 개인적인 낭비가 전혀없이 지극히 검소했다.
    11. 강압이 아닌 설득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했으며,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부하이더라도 따르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이에야스는 <세키가하라 전투>로 일본을 통일했으며 이때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고향의 자기 영주로 돌아가도 좋다고 이야기 했으며, 시저는 ‘루비콘강을 건너다’라는 말로 유명한 <로마내란>에 앞두고 내전의 불가피함을 알리고 반대하는 사람은 고향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이야기 한다. 결국 싸움이 수세로 몰릴 때도 군대의 단합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결속되어 결국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게 된다.
    12. 대세를 결정지을 때는 주저없는 결단력으로 상대를 제압해 보였다.
    이 역시 위의 두 전투인 <세키가하라 전투>와 <로마내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많은 주변의 부하들이 왜 적을, 저 배반자를 용서하느냐고 수없이 반문한다.
    그때마다 이에야스는 “평화를 지키고, 원한 없는 세상에서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내 진심을 왜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시저의 경우 직접적인 대답은 로마인이야기에 없지만, 분명 그도 같은 대답을 여러 차례 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만큼 두 사람은 정말로 공통점이 많다.

    대망을 읽기 전, 일본은 그저 우리를 침공했던 나쁜 나라,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미치광이들이라고 학생 때 배운 지식의 편견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600년대에 이미 일본은 유럽의 정세변화를 예의주시했었고,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교역을 시작했으며, 세계 여러 곳에 이미 땅을 사두는 등 미래를 준비했으며, 단 한 차례도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지 않았던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었다는 사실과 그 이면에 깔린 오랜 준비에 대해서 무서운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 대한민국의 기적은 짦은 기간의 쾌거라고 한다. 우리의 1년은 세계의 10년이라는 노랫말도 있었지 않았던가? 그러나 일본과 로마의 특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마와 일본은 2천년의 차이를 두고는 있지만 같은 길을 힘들게 걸었고, 또한 결실을 이루었다.

    기적은 없다. 열심히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참고 노력할 때, 행복과 번영은 지속된다는 진리가 역사적인 교훈으로 다가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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