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라면은 쌩쌩… 미국 수프는 울상, 비결은?

    2009. 4. 8.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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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 라면이라면 미국에서는 수프(soup)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특히 1929년 대공황의 극심한 '보릿고개'를 수프를 먹으면서 힘겹게 견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에게 수프는 '불황기에 잘 팔리는 음식'이란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인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뉴스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수프 생산업체인 캠벨수프의 지난달 매출은 전달보다 15.5%나 줄었습니다. 영업성적이 부진하자 이 회사 주가도 작년 10월 초 고점(高點)과 비교해 현재 34%나 급락했습니다.

    캠벨수프는 그동안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혀 왔습니다. 경기침체기를 잘 견디는 주식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이번 불황에는 맥을 못 추고 비틀거리자 투자자들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증권사들도 최근 앞다퉈 이 회사 주가 전망을 낮춰잡고 있습니다.

    '불황식품'인 수프가 불황에 외면받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보 부족, 지속적인 가격 인상 등도 문제지만 소비자의 달라진 기호를 맞춰가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고령(高齡)'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사이에 젊은 소비자층이 수프 캔보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는 '젊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돌아섰다는 것이죠.

    이에 반해 한국의 서민 식품인 라면은 불황에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국내 라면 생산업체인 농심의 주가는 작년 9월 금융위기 발생 전과 거의 같고, 또 다른 라면업체인 삼양식품의 주가는 당시보다 약 43%나 올랐습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57%, 317%나 늘어났습니다.

    라면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시장 흐름을 좇아 끊임없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86년 출시 이래 라면판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농심 신라면의 경우 소비자들의 변하는 입맛을 쫓기 위해 1000여 명의 모니터요원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물어 몇 년에 한 번씩 (수프의) 배합을 미세하게 조정하기 위해서죠. 특히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찾기 때문에 외환위기 당시엔 매운맛의 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서민들의 애환(哀歡)까지도 맛에 녹여내는 고객중심주의, 이것이 국내 라면이 미국 수프보다 잘나가는 비결입니다.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4/08/2009040800452.html?srchCol=news&srchUrl=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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