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웃을 때 아니다… 미(美)경제 빨라야 하반기 바닥 찍을 것"

    2009. 4. 10.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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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경제전문가들 설문조사
    주가 등 일시적 반등일 뿐 주택시장 연내 회복 어렵고 GM 등 금융 불안요소 많아

    지난해 9월 리먼 사태 이후 곤두박질치던 미국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는가.

    최근 주택과 주가 등 미국 경제의 일부 지표들이 좋게 나오면서 미국 경기가 '바닥'을 쳤는지, 아니면 급격한 추락에 따른 '일시적 반등'인지 여부가 세계경제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주택경기의 경우 지난 2월의 기존·신규주택 매매건수와 주택착공건수가 오랜 추락을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지난 3월 9일 6547까지 추락했던 다우지수는 이후 꾸준히 상승, 한달 뒤인 지난 8일 뉴욕시장에서 7837로 마감했다.
    이에 반해 실업률은 지난해 2월 4.8%를 기록한 이후 급상승, 지난 3월에는 8.5%로 뛰어올랐다. 8일(현지시각) 공개된 3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은 올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길게 이어지고, 내년에도 미미한 확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엇갈리는 지표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3월 9일 6547을 바닥으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 3일 8000선을 넘어서자 뉴욕증권거래소 한 주식거래인의 얼 굴이 환하게 펴졌다. 그러나 실물경기가 아직 하강 중이기 때문에 성급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로이터뉴시스

    9일 본지의 '미국·한국 경제 긴급 설문조사'에 응한 6명의 미국·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주가·주택경기 등 일부 지표가 호전되는 것은 지난 4분기 경기가 워낙 나빴던 데 대한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며, 미국 경기는 빨라야 올해 하반기에야 바닥에 닿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의 주택시장은 바닥에 근접했지만 올해 내내 침체 상태를 이어가고, 금융시장도 자동차산업, 대형은행 부실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조사에는 미국에서 데이비드 위스(Wyss) S&P 수석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틴(Goldstein) 콘퍼런스보드 선임이코노미스트, 존 프라빈(Praveen) 푸르덴셜 투자자문 수석투자전략가,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가, 중국에서 앤디 셰(Xie) 전 모건스탠리 아·태본부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참여했다.

    미국 경제는 아직 하강 중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떨어지던 미국 경제의 하강 속도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경기는 여전히 하강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이비드 위스는 "미국 경기는 향후 6개월간 더 하강할 것이며, 실업률도 2010년 초까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켄 골드스틴은 "미국의 경기후퇴 속도는 하반기에 다소 느려지겠지만, (현재 8%대인) 실업률이 10%가 훨씬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 두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존 프라빈은 하반기에는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팽창정책, 정부의 재정지출확대, 은행구조조정, 주택압류방지 조치 등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회복조짐을 보이지만, 성장률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디 셰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 경제는 지금 붕괴(crash)되고 있으며, 붕괴과정이 끝나면 5년 이상 체력이 쇠약한 상태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올해 후반에 경기가 일시적으로 살아나는 조짐이 있지만, 곧이어 (성장이 정체되고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다"고 경고했다.

    주택시장 연내 회복 어려워

    위스는 "미국의 주택경기는 바닥에 닿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회복세로 돌아서기보다는 현재 상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송은 "주택가격지수를 보여주는 케이스실러 지수가 2월에 전년대비 19% 하락하면서 주택가격이 사상 최대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려면 아직 한참 남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손성원은 "사무실 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제 막 시작단계여서 금융시장의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금융시장에 아직 불안변수 많아

    전문가들은 국제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불안요소가 매우 많다고 진단했다.

    신현송은 "지난 2주간 미국 금융시장이 호전된 것은 미국 정부의 부실채권 처리방안이 발표된 데다 금년 초에 워낙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했던 까닭"이라며 "그러나 정부의 부실채권 처리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가 많아서 아직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셰는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은행들이 국유화될 때까지 급등락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나타나면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이 내년까지 가라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급등 없을 듯

    국제유가(WTI·서부텍사스유 기준)는 지난 2월 12일 배럴당 33.98달러까지 떨어졌으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지난 8일 49.38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손성원은 "올해 유가는 배럴당 40~5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 2일 런던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신현송은 "이번 회의에서 보호무역을 배척하기로 합의하고 금융시장 감독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지만, 경기부양에 대해 미국·영국이 독일·프랑스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은 한계"라고 평가했다. 셰는 "IMF(국제통화기금) 기금 규모를 2500억달러에서 1조10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말치레(rhetoric)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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