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위로받고 싶은가?

    2010. 9. 27.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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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인터뷰 시리즈가 너무 좋아서 읽다보니 이 작품까지 왔다.

    <박원순의 희망을 심다>, <박웅현의 인문학으로 광고하기>, <김규항의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이어령의 유쾌한 창조>에이어 최근에 본 작품이다. 게다가 지승호라는 인터뷰전문작가의 내공을 깨닫고는 북라인에서 출간한 <유시민을 만나다>까지 섭렵했다.

    개인적으로는 공지영의 글은 너무 여성관점이어서 쉽게 읽지 못한다. 만화로 따지면 순정만화 같달까? 이러한 현상은 비단 나만의 고민은 아닌 모양이다.

    다음은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씨의 공지영에 대한 평을 지승호씨가 옮긴 것이다.

    40대 남자들 중에서 공지영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문학에서 취향의 문제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들이 싫어하는 것도 존중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공지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가 이룬 성과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는 마초 세계에서 꿋꿋하게 피어있는 들꽃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녀가 제시했던 'politically correct'에서, '유연성'이라는 개념을 내가 배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면, 나는 공지영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 뚝심을 좋아하고, 그 강직함을 존경하고, 그 솔직함을 사랑한다.

    나는 공지영도 6.10 촛불 시위에는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그가 가진 발언권이나 영향력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겨우 빌빌거리면서 옆에서 구경하다가, 노래나 조금씩 따라부르는 정도 외에 내가 더 하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틈틈히 촛불 문화제에 나가는 것은, 처음에는 머리 수 채워주려는 이유였지만...

    몇 번 나가보면서 느낀 것이, 여기가 기운이 좋다. 영감이라고 표현하면 영감이고, inspiration이라고 몰입교육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고, 종교인들이 좋아하듯이 상상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하여간 그런 것이 가득한 곳이다.

    한국에서 순수한 사람들을 이만큼 무더기로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흔치 않다. 언젠가는 지금의 사람들이 또 타락하거나 또 부패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공지영도 촛불 문화제에 가끔 나와서 그 기운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남았던 앙금,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를 거치면서 종암세포처럼 들러붙은 상실감과 패배감 혹은 "그래봐야 별 거 없다"는 냉소,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지금의 촛불 문화제가 최고의 치유이며, 동시에 생기의 복원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내 어리석은 생각에는, 공지영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녀의 문학을 위해서 그렇게 생각한다.

    그녀의 문학이 아직 30년은 더 갈 것이고, 그래서 언젠가 만개할 그녀의 문학을 위해서 이 공간에 같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공지영도 나온다면, 명박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빌빌거리는 나와 내 주변의 그지깽깽이들과는 달리, 그녀는 존재만으로도 예리함이 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회적 자산이다.

    우석훈씨는 공지영을 싫어하는 남자들이 많다고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공지영의 책이 남성이 읽기에는 간지럽다. 아마도 싫어해서가 아니라 간지러워서 못 읽는 것이리라. 공지영을 너무 좋아하는 여자와 함께 사는 덕분에, 공지영 전집이라고 할 만큼 그녀의 책이 많지만 내가 읽은 것은 <수도원 기행> 한 권뿐이다. 나머지는 정말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최송현이 인용한 <즐거운 우리집>도 읽다 포기했다.

    그랬던 나였기에 이 인터뷰집은 진솔한 그녀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집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며, 수백만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글쟁이이니만큼 그 내공 또한 만만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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