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 로니스의 '그날들' - 어린 시절 이야기

    2015. 3. 26.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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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 로니스라는 작가의 1947년도 작품입니다. 

    사진도 좋지만 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더 감동적입니다. 사진의 미덕은 이런 순간을 잡아내는 데에 있죠.





     그날은 1947년 일요일 오후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교외 술집 분위기를 좋아해 자주 가곤 했다... 

    술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중앙 무대에서 춤추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고, 당장 사진을 찍고 싶었다. 


    하지만 먼저 위치를 잡아야 했다. 

    춤추는 장면 전체를 다 잡을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했다. 

    내 관심을 끄는 것은 무대와 춤의 전체적인 움직임이었다. 그게 내가 포착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래서 의자 위로 올라갔다. 사진에서 등을 보이고 있는 커플 바로 뒤에 내가 있다.


    의자 위에 올라서서 보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양쪽의 두 아가씨와 아주 신나게, 아주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청년이었다. 


    '그래, 이게 주제야.' 


    난 주제를 찾으면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청년에게 좀 가까이 오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가 나를 보았고, 두 아가씨와 정신없이 춤을 추면서도 내 뜻을 알아챘는지 점점 앞으로 나왔다. 


    바로 그 순간에 찍은 사진이다. 


    그는 정말 신처럼 춤을 추었다. 

    두 여자와 함께 그렇게 추려면 춤에 대단한 재능이 있어야 했다. 음악이 끝나고 그가 자기 자리로 돌아갔을 때, 나는 얼이 빠졌다. 

     

    그는 외다리였다! 춤을 출 때는 그런 줄 몰랐는데.




    ■ 내가 사진을 찍는 그때 그 순간을 정의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것은 매우 복합적이다. 가끔은 은혜롭게도 사물이 내게 주어진다. 

    나는 그것을 '정확한 순간'이라 부른다. 

    내가 일부러 기다린다면, 그것은 나타나지 않거나 도망친다. 나는 이런 순간의 정확성이 좋다. 어떤 때는 내가 운명을 돕기도 한다. 

    가령, 여기 앞에 있는 이 커플은 앞에서 춤추는 사람들을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정확한 사진을 갖기 위해 그들을 '내 춤꾼'이라 불러야 했다. 



    ■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3년 전, 오른쪽 아가씨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녀는 신문과 잡지에서 가끔 이 사진을 보았다고 했다. 

    이 사진을 보여주는 것들에 무척 감동 받았다고 했다. 

    젊은 시절. 그 술집의 분위기. 물론 왼쪽의 아가씨는 그녀의 어릴 적 친구다. 
    유치원 때부터 친구라고 했다. 하지만 가운데 청년은 그 이후로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날 그와 춤춘게 전부라고 했다. 

    그때 딱 한번!



    ■ 당신의 추억은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마음대로왕자가 소시적 생수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3살때였으니 심지어는 본인도 모를 수 있다.  

    살면서 모델로 활동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그때 딱 한번! 

    하루 종일 진행되었던 촬영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도 있었다. 

    추억은 매우 복합적이다. 우리는 그것을 '행복한 순간'이라 부른다. 

    일부러 기다린다면, 그것은 나타나지 않거나 도망친다. 

    사진은 이런 순간의 정확성을 잡아서 저장해 두었다가, 가끔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 돌려 준다. 



    그날들

    저자
    윌리 로니스 지음
    출판사
    이봄 | 2015-01-0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휴머니스트 사진작가 윌리 로니스의 마지막 사진 에세이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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