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쿡(Tim Cook)'리뷰 -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2021. 4. 6.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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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애플을 설립한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언론과 분석가들은 애플의 내리막길을 예견했다. 잡스의 사망은 곧 애플에게 ‘종말의 신호’로 여겨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은 애플의 차기 CEO ‘팀 쿡’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팀 쿡은 죽어서도 함께하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탁월한 선지자와 겨뤄야 했다. 운영만 아는 ‘따분한 살림꾼’이 과연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수 있을까? ‘맥’과 ‘아이팟’, ‘아이폰’ 등 수많은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준 그 천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고도 암울한 시각이 순식간에 그를 에워쌌다.

    다산북스에서 따끈따끈한 신간을 보내주셨다. 제목은 팀쿡. 스티브 잡스 이후 포스트 애플이 과연 성공할까에 대해 이견이 많았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가 서거한지 벌써 8년이 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거의 사후 애플은 훨씬 더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유가 뭘까? 

    책은 비매품이라 실제 출간될 책과 표지가 좀 다르다. 그러나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모든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팀쿡의 애플은 모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쯤 되면 팀쿡이 스티브 잡스보다 부족한것은 프리젠테이션 능력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 한가지 더 추가하자. 표지 사진 정말 멋없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 출간되었을때 그 내용도 참 좋았지만 턱을 잡고 있는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팀쿡의 표정은 다소 경직되 보인다. '팀 쿡' 책의 바탕이 블랙인 것은 스티브 잡스의 바탕이 하얗기 때문일 것이다. 여하간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실적까지 밋밋하다고 단정 지으면 곤란하다. Tim Cook은 스티브 잡스 못지 않게 애플이라는 팀(Tim)을 제대로 요리(Cook)했기 때문이다.

     

    사실 30점에서 70점으로 올리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70점을 80점으로 끌어 올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 책 '팀 쿡'에는 이미 성공의 정점에 서 있는 애플을 1200조의 기업으로 만든 탁월한 팀쿡의 노하우가 공개되어 있다. 노하우라고 하니 거창해 보인다. 그가 물려받은 스티브 잡스의 유산때문일 수도 있고 수석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 덕분일수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는 확실하다. 

     

    스티브 잡스가 물러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미래를 걱정했지만 팀 쿡이 물러난 이후의 애플은 훨씬 더 강력해져 있으리라는 사실 말이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다. 정부 FBI에서 아이폰의 통화내역을 공개하라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팀 쿡의 애플은 절대 안된다고 대답했고 꽤 큰 이슈가 됐었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팀 쿡의 행보에 동의를 했다. 스티브 잡스라면 훨씬 더 큰 퍼포먼스를 보였을까. 사람들은 팀 쿡의 조용한 대응에도 큰 열광을 보였다. 

     

    얼마전 채무자와의 통화내역 녹음 때문에 안드로이드로 바꾼 적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은 내 기계의 녹음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툴을 가지고 있었다. 피할 사람은 어떻게든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제 약정기간 만료만 기다리고 있다. 몇년전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의 아이콘을 전면 개편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IOS의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질 것을 걱정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 

    애플의 기존 느낌과 세련된 아이콘에 충분히 대응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제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팀 쿡으로 인해 애플은 스티브 잡스 개인이 만들어낸 창조물 이상의 자생력이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실업율이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대한민국에서 요즘 1인 기업이 인기라고 한다. 그러나 법인의 생명력이 이처럼 끈질기다면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목차를 나눠 본다. 좀더 세세한 소제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독자 나름대로의 목차를 만들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1장 스티브 잡스의 죽음
    2장 남부 시골 소년의 세계관
    3장 ‘빅 블루’에서 사업을 배우다
    4장 파산 직전 회사에서 맞이한 일생일대의 기회
    5장 아웃소싱으로 애플을 구하다
    6장 스티브 잡스를 대체하다
    7장 신제품 대히트로 의구심을 떨쳐내다
    8장 그린, 그린, 그린
    9장 사법 당국과 싸워서 이기다
    10장 다양성에 승부를 걸다
    11장 로봇 자동차와 애플의 미래
    12장 애플 역사상 최고의 CEO

     

    잡스가 죽고 8년이 지난 지금, 비평가들의 예언은 완전히 잘못됐다. 2019년 현재 애플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되었다. 세계 최초로 말이다. 주가는 스티브 잡스 시절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혁신의 아이콘이자 세기의 천재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팀 쿡을 차기 CEO로 지목한 것이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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