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2009. 5. 20.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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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변화는 위기인가, 기회인가?

    제 1차 석유 파동으로 인해 큰 위기를 겪은 정유 회사들과 동일한 위기 상황을 기업 성장의 기회로 삼은 로열 더치 셸의 경우를 보자. 먼저, 석유 파동이 시작되었을 때, 일반 정유 회사들은 유가 인상과 공급자의 협상력 강화가 시장에 가져올 변화를 예측 하지 못한 채 기존 사업 방식을 고수하다가 큰 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뒤늦게 위기를 인식했을 때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난 다음이었던 것입니다. 
    반면, 로열 더치 셸은 자사와 정유 사업, 그리고 국제 정세 까지를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하고, 가능성이 낮더라도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위기가 닥치기 이전 위기의 징조를 미리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가 변화와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또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극적인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다른 사례를 살펴볼까요?
    1937년 설립된 폴라로이드는 60여년 동안 시장을 석권한 인스턴트 카메라의 대명사이자, 1990년대 중반까지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초우량 기업이었습니다. 이처럼 잘 나가던 폴라로이드에게, 디지털 영상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것은 위기였을까요, 기회 였을까요?

    사실 폴라로이드는 가장 먼저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든 기업 중 하나 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에 대한 폴라로이드의 인식과 대응은 그다지 획기적이지 못했습니다. 변화는 인식 했으나, 그 동안 기계를 싸게 판매하는 대신 소모품, 즉 필름을 지속적으로 판매한다는 기존의 사업 방식의 틀을 고수했던 것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성과 그 파급효과에 대해 정확한 판단과 예측을 하지는 못하고, 단지 변화를 따라가기만 하는 이런 전략은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사업 진행은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다른 경쟁업체들이 디지털 카메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 새로운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미 속도 경쟁에서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폴라로이드의 잘못된 판단은 또 있었습니다, 그 동안 폴라로이드가 가지고 있던 사업 방식은, 연구개발 방식, 즉 최고의 품질은 자사가 보유한 기술로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폴라로이드는 디지털 카메라와 관련된 기술을 자체 기술만으로 개발하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이제 반해, 경쟁 업체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신호 처리, 소프트웨어, 저장기술 등을 과감히 아웃 소싱하여 시장 진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기술의 빠른 변화를 자사의 단독 역량만으로 충족할 수 없다는 상황을 인식했던 것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폴라로이드는 결국 이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그 때는 이미 경쟁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한 이후였으며, 자체 기술을 고집하면서 생산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폴라로이드의 디지털 카메라는 가격 경쟁력 마저 잃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고, 새로운 시장의 언저리 까지만 가 보았던 폴라로이드는 2001년, 시장에서 도태되어 파산 신청을 하고 말았습니다. 즉 폴라로이드의 안일한 변화 인식과 대응이 결정적 위기를 자초한 것입니다.

    2. 위기? 그러나 위기는 언제나 있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착각은, 위기에 대해 공감하더라도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장밋빛 미래가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절반은 맞되, 절반은 틀린 이야기가 되는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내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번의 위기를 겪었다고 해서 그 뒤로 다시 위기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피터드러커는 “계속적인 안정은 역사에서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혼란이라는 ‘정상적인’ 진로로, 역사의 수레바퀴 속으로 들어가는데 적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기업의 내, 외부 환경 분석으로 통해 찾아낸 위기의 요인들을 슬기롭게 극복한다 하더라도, 위기는 다시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외부환경은 한 기업에 맞춰 변화를 멈추어 주지 않으며, 경쟁자 역시 생존의 길을 찾아 새로운 무기를 갖추고 도전해 옵니다. 기술의 급격한 발달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대체재의 모습으로 새로운 경쟁상대를 시장에 편입시키고 있으며, 자사의 역량은 희망대로 무조건 역량이 축적되어 가는 과정을 거치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한번의 위기를 극복한다고 해서 안주하기에는 우리가 뿌리 내리고 있는 경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이 너무나도 무섭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위기의 요인들을 누가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으며, 그 노력을 멈추지 않느냐 하는 것뿐입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쇠락과 성공을 가름 지은 이 한가지 중요한 차이를 알고 있는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위기를 이야기 하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3. 위기, 실체를 아는 순간 기회가 된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은 우리가 언제나 위기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위기에 대해 여러분은 계속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건가요? 위기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 보기 위해, 하나의 영화를 떠올려 봅시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서스펜스 영화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조스(Jaws) 알고 계시죠? 영화 조스에서는  평화롭게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뒤로 그림자가 비치며 그 특유의 단순한 선율이 흐를 때, 극도의 긴장과 공포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알고 계시나요? 영화 조스에서 실제로 조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의 종반부 일부 입니다.

    조스가 단순한 선율만으로 관객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공포감이 들도록 만들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공포의 실체가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포의 실체가 보여지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상어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잔혹한 살인 현장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영화평론가들이 말하는 조스 영화가 주는 공포의 심리입니다.
    위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심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위기, 불확실성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우리가 불안감을 가장 극도로 느끼게 되는 때는 그 위기의 실체를 모를 때입니다.
    역설적으로, 지금 처해 있는 위기의 정체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개구리에게 뜨거운 물이 부어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개구리가 수조 밖으로 뛰어나갈 수 있는 위기 극복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위기의 본질과 우리 환경을 둘러싼 위기의 요인들을 직접 찾아내 본 것은 우리가 처하고 있는 위기의 상황을 막연한 불안감에서 실체가 있는 위기로 변화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우리가 겪고 있는,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위기의 정체를 명확히 분석해 보는 것은 우리 회사가 “위기를 느끼지 못하여 쇄락하여 가는” 실패의 길을 걷지 않도록 해 줄 것입니다.
    위기를 맞이하여 쇄락한 기업들은 언제나 “너무 갑작스러운 위기가 닥쳤다” 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의 실패 원인은 갑작스러운 위기가 아니라, 원래 늘 존재하고 있던 위기를 제때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거꾸로 위기를 먼저 인식하면 남들보다 더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인용되는 유명한 격언인,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白戰不殆)” 라는 말은, 이러한 개념을 가장 명확하게 잘
    보여주는데, 적을 미리 알고, 나를 앎으로 해서 경쟁상대 보다 한 발 앞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실제로 위태로운
    상황(殆)은 발생하지 않는다 뜻입니다.
    여기서 적은 다가올 외부 환경, 경쟁사, 다른 경쟁 요인들의 변화가 되며, 나는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 현재의 상태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손자의 병법은 위기를 바라보며 우리가 가져야 하는 자세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위기를 직시하십시오. 그리하면, 위기로 인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던 실패의 가능성들의 절반은 떨쳐 낼 수 있을 것입니다.

    4.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업이 자신들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것들이 가지고 올 잠재적 위기 그리고 위기에 미리
    대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앞선 세대에 있던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위기에 둔감하고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이야기 하고, 위기 예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과연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그 비밀은 바로, 위기 극복을 위해 그 기업들이 무엇을 실행 했느냐에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로 위기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여 잘못된 전략 방향을 설정한 경우입니다.
    이것은 여러 현상 분석을 통해 위기를 체감하고 있지만, 정말 그러한 현상을 불러온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쉽게 드러나 보이는 현상만을 위기로 정의한 경우이죠. 이러한 경우 위기는 결코 극복될 수 없으며, 기업에게 현재보다 더 큰 위험을 가져 오게 되는데요. 다음의 K-MART 와 월마트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알아봅시다.

    1962 년, 같은 해에 창업하여 최초 비슷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K마트 와 월마트는 현재 아주 대조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월마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반면 K마트는 2006년 파산에 이르렀죠. 두 기업이 서로 극적인 대비를 겪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K마트의 실패원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잘못된 대응 전략이었습니다.

    K 마트와 월마트는 비슷한 시기에 소비자 조사를 통해 “현대의 소비자는 정보를 잘 분석할 줄 알며, 돈을 쓰는데 매우 신중하다” 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K 마트는 이런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상품의 품질이 좋아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K마트 상품 군들을 지금보다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곧 변화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었음이 판명되었습니다.
    K 마트의 주요 고객들은 공장 근로자들과 저소득층으로, 상향 조정된 K마트의 상품들을 구매할 능력이 되지 않았으며, 중산층 고객들은 자신들이 K마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자신의 격을 낮추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월마트가 “매일 최저 가격으로 모시겠습니다” 라는 플랜차이즈 하에 저가격 정책을 추진하여 매년 매출 신장을 이루며 성장해 가는 동안, K 마트는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업과 브랜드의 핵심 이미지를 간과한 결정으로 결국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의 경우는 위기에 대해 단기적 임시적 대응에만 치중한 경우입니다.
    과거 많은 기업들이 내/외부 환경 분석에서 매출 부진, 수익성 악화라는 위기를 겪을 때 가장 손쉬운 실행 방법으로 감원이나 인력구조 조정 또는 단기적 판매촉진 전략에 의존하는 것이 이런 경우에 해당됩니다. 감원이나 사업 구조 조정, 판매촉진 강화 자체가 결코 경영자에게 있어 나쁜 행위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해결 중심의 접근은 감기가 걸렸을 때 약국에서 기침 약만을 처방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보여줍니다. 기침 증상은 극복할 수 있을지언정 다시 감기가 걸려 기침약을 처방 받는 과정을 되풀이할 것인가, 감기가 걸리지 않도록 체질을 강화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분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례로 좀 더 알아봅시다. 다음의 글로벌 기업, GM의 쇠퇴를 클릭하여 살펴보세요.

    세 번째의 경우는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험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모든 전략 방향을 맞추어 가는 기업입니다.
    이러한 기업은 위기 분석을 통해 알게 된 그 기업의 강, 약점에 맞추어 그 기업이 되고자 하는 비전을 명확히 설정합니다.
    그리고 단기적 위기 극복, 실적 개선이 아니라 기업의 궁극적인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꾸준히 추진해 가죠. 즉, 감기가 걸린 상황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주변 환경을 점검하고, 다시 감기가 걸리지 않도록 근본적 개선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라는 저서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의 특징으로 “결코 빠르거나 극적이지 않은” 그러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기업 전략의 추진을 꼽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에게 있어, 위기란 정말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고, 강하게 만들어 주는 하늘이 내린 선물입니다.

    5. 우리는 시험대 위에 서 있다.

    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한 기업들과 위기를 인지하지도 못한 채 너무 뒤늦은 깨달음으로 쇄락한 기업들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전보다 더 강한 조직을 만들어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 이 중 우리 기업의 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어떤 방향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시대” 라는 초유의 외환 위기 사태를 맞아 세계 모든 나라들이 깜짝 놀랄 만큼 빠른 회복을 보인 경험이
    있습니다.
    이 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픔이 수반되었으며, 이것은 우리의 경험 속에 가장 강렬한 변화의 시기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상황은 끝난 것이 아니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시 등장할 수많은 위기들의 한 예일 뿐입니다. 위기는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써든 늘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라기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 우리는 시험대 위해 올라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동안 끊임없이 위기를 겪고, 극복해 오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아직도 가지고 있는 약점은 무엇이고, 그러한 약점, 위기를 어떻게 강점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또한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그 속에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 보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강해진 이 시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언제나 함께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어떤 면을 선택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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