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서비스가 내 삶의 존재이유이다

    2009. 7. 6.

    by. 셰익스컴퍼니

    반응형

    월례조회때 회장님이 직원들의 인생목표를 말씀하시면서 예로 들은 택시운전기사 정태성씨의 이야기이다.

    친절이 존재의 이유라는 정태성씨의 말이 읽을수록 감동적이다.

            • “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돼라” 부친 유언에 9년 동안 준비
            • 연수 요청서 보냈는데 거부당하자 청와대·서울시청에 추천 부탁까지
            • 열정에 감동한 MK택시서 보름간 친절 배운 정태성씨
            • 그의 차를 타면 인사에서 청결, 안전까지 친절 풀코스를 서비스받는다
            • 그래도 수입은 다른 택시와 똑같아서 그의 네 식구 삶은 늘 팍팍하다


    13년차 개인택시 기사 정태성(44)씨. 서울 월계동 82.6㎡(25평) 아파트, 정씨 집에는 일본어로 된 증서 액자가 걸려 있다. 지난달 1일부터 보름 동안 일본 MK택시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수료했다는 증서다.
    이 회사에서 외부인이 신입사원 연수를 받은 것은 정씨가 처음이다.

    택시기사 정태성씨(中)가 45도로 인사한 뒤 왼손으로 문을 열고 문 윗부분에 오른손을 댔다. 승객 머리가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서다. [김경빈 기자]

    #문을 두드리다

    “한국의 택시 기사입니다.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배우고 싶습니다.”

    친절 서비스로 유명한 MK택시에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처음 편지를 쓴 건 2년 전이었다. 답은 없었다. 방법을 바꿨다. 청와대·서울시청, 그리고 여러 기업체 사장들에게 사연을 밝히고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삼성에버랜드서비스아카데미·안동병원에서 추천서가 왔다. 그는 이 추천서와 이력서·자기소개서를 번역해 다시 MK택시에 보냈다. 답이 없었다. 또 보냈다. 기다리던 중 창업자 유봉식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3) 부회장이 국회 강연을 위해 방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강연을 마치고 나오던 유 부회장에게 다가갔다. “정태성입니다. 연수를 받고 싶습니다.”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해 냈다. “안 그래도 만나고 싶었어요….” 며칠 뒤 일본에서 전화가 왔다. 연수에 참가해도 좋다고, 연수 비용과 기숙사 비용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유언

    아버지는 장군이었다.
    형은 벨 연구소 출신의 미국 대학 공학 교수다.
    하지만 그의 직업을 무시하는 가족은 없었다.
    어머니는 세 부자가 모이면 “여기 장군, 박사, 기사님이 다 있네”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2000년 여름, 아버지는 개인택시를 마련해 주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못 됐지만 너는 세계 최고의 택시 기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언도 그것이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학교 생활이 맞지 않았다. 공사판과 이삿짐센터를 전전했다. 어렵게 모은 돈으로 사업에 손을 댔지만 실패했다. 1997년 법인택시 핸들을 잡은 첫날, 그는 평생 택시를 몰겠다고 다짐했다. 일한 대가를 바로 손에 쥘 수 있는 것, 핸들을 놓으면 그날의 일이 마무리되는 것이 좋았다. 운전대를 몰고 세상을 누비는 것도 즐거웠다.

    첫 번째, 두 번째 개인택시를 모두 스틱 차량으로 마련한 것은 뒤늦게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스틱 차량을 몰면 연료비가 월 20만원 정도 절감된다. 그는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매달 ‘자기계발비’를 저축해 왔다. 이 돈으로 검정고시를 치르고 온라인 대학을 다녔다. MK택시 연수를 위한 비행기삯도 여기에서 마련했다. 그는 현재 광운대 서비스경영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부회장의 눈물

    MK택시 연수에서 그는 7명의 교관 모두에게서 3.0 만점을 받았다. 일본인 중에선 2.0점이 최고 점수였다. 이 연수를 위해 2년 동안 일본어를 배웠다. 1분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수업에 몰두했다. 연수 기간 중 유 부회장을 다섯 차례 만났다. 연수가 끝난 다음 날 유 부회장은 교토 연수원으로 최고급 택시를 보내 그를 오사카 개인사무실로 불렀다.

    “그래, 무엇을 배웠나.” 정씨는 머뭇거리다 답했다. “오기 전엔 MK택시에서 친절은 수익 창출의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배울수록 그것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친절은 MK택시의 존재 이유입니다. 구르는 재주밖에 없는 굼벵이는 구르는 것이 존재 이유이듯이, 택시 기사는 친절한 서비스 말고는 세상에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유 부회장은 눈물을 글썽인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럼 되었네.”

    #서른 가지 매뉴얼

    “콜 손님이 오시면 왼손으로 택시 문을 열고 오른손은 문 위에 댑니다. 손님 머리가 부딪힐 수 있으니까요….”

    1일 오후 서비스 요령을 설명하는 그는 막힘이 없었다. 영상 30도가 넘는 날씨였지만 긴 팔 셔츠에 흰색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는 서른 개 항목으로 된 매뉴얼을 지니고 다닌다. 수시로 읽으며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인사법과 고객을 대하는 자세, 표정까지 꼼꼼히 기록돼 있었다.

    하루 16~18시간씩 택시를 몰아도 그의 수입은 150만원 남짓이다. 이 돈으로 네 식구가 살기는 쉽지 않다. 그는 “자긍심을 갖고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택시 업계의 열악한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동료 기사들에게 “우리가 먼저 변하자”고 강조한다. “돈 때문에 베푸는 친절은 진짜 친절이 아니지요. 수입이 많든 적든 택시 기사는 손님을 친절하고 안전하게 모셔야 합니다. 그게 사명이니까요.”

    임미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MK택시=재일동포 유봉식 회장이 1960년 창업한 택시 회사. 인사하기 운동과 장애인 우선 승차 제도, 고객 불만 사례집 출간 등 앞서가는 서비스로 화제가 됐다. 모든 기사가 응급구조원 자격증을 갖고 있다. 199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세계 제일의 서비스 기업으로 뽑았다.

    정태성씨의 승객 맞이 친절 서비스 매뉴얼

    인사 … 미소 … 공손 … 첫 인상부터 감동


    ㆍ 콜 손님 오면 45도 인사하고 문 열어주기
    ㆍ 왼손으로 문 열고 오른손으로 위쪽 받쳐 안 다치게
    ㆍ 자신의 이름 밝히고 목적지는 정확하게 복창
    ㆍ 코스 확인 뒤 차 안 온도, 운행 속도 괜찮은지 문의
    ㆍ 돈 두 손으로 받고 원하는 손님은 내릴 때도 문 열어줘

    차 안팎은 물론 복장까지 준비된 청결

    ㆍ매일 한 차례 택시 안팎 세차
    ㆍ실내 바닥과 차 손잡이는 수시로 소독
    ㆍ때 잘 타는 부분은 흰 수건 받쳐 놓고 매일 교체
    ㆍ매년 한 차례 전문 업체에 실내 클리닝 의뢰
    ㆍ매일 새 셔츠·넥타이 입어 깔끔한 인상 유지

    탈 때부터 목적지 도착까지 안전 최우선

    ㆍ 운행 시작 30분, 끝나기 전 30분에 특별히 집중
    ㆍ안전 운행 위해 낮에도 전조등 켜기
    ㆍ뒷좌석 손님들에게도 안전 벨트 착용 부탁
    ㆍ진통제·소화제 등 상비약 차 안에 구비
    ㆍ밤늦게 내리는 여자 손님은 현관에 들어가는 것 확인

    728x90

    '마음대로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스템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System)  (0) 2009.07.28
    건전한 인격이 우선이다.  (0) 2009.07.17
    나는 내가 너무 좋다  (0) 2009.06.18
    딱정벌레와 독수리  (0) 2009.06.09
    농부와 바위 이야기  (0) 2009.06.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