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필요한 공부 공식은 틈틈이, 꼼꼼히, 매일매일

    2009. 8. 12.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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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을 앞둔 학생들의 마음이 모두 가볍지만은 않을 것 같다.
    지난 한 학기 동안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지 못한 이들이라면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일 터.
    학원도 다녀보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봤지만 성적은 요지부동. 방법이 잘못된 걸까, 집중을 못한 탓일까. 성시민(수리중3)군과 어머니 박은혜(49·경기도 군포)씨가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해 달라”며 공부 개조 프로젝트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민이의 하루는 공부로 가득 차 있다.
    지나치게 숙제가 많던 영어 학원을 끊고 수학 학원만 다니지만, 영어·국어·사회·과학을 인터넷 강의로 공부한다.
    학원 숙제에 허덕이지는 않게 됐지만 그렇다고 공부시간이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기말고사에서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프로젝트팀은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지만 공부 공식을 잘못 대입하면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씨에게는 “몸이 안 좋을 때 건강이 더 간절해지는 것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시민이도 지금 절실한 심정일 것”이라며 “공부에 관해서만큼은 아이를 환자 대하는 마음으로 대하시라”고 조언했다.

    시민이의 강점은 기본적인 공부 습관이 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껏 놀아본 경험도 많지 않아 공부에 대한 피로감도 높은 상태다. 박재원 소장은 “놀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해서 공부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지 못해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일 수 있다는 것. 특히 인터넷 강의는 강좌를 ‘시청’하는 것만으로 공부를 다 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학습 효과도 높이고 휴식 시간도 가질 수 있는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올바른 공부 공식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라

    박 소장은 “시민이 정도의 성적 수준이면 사실 학원이 불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학교 수업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따라 학원만 다닌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얘기였다.

    김용구 교사도 “지금 50점을 받는 학생은 60점을 맞기 위한 공부를 해야지 70점을 위한 방법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지원 대학생 멘토도 맞장구를 쳤다.
    정씨는 “나도 고등학교 올라간 후 공부를 잘하기 위해 반에서 1등 하는 아이를 따라 해봤다”며 “하지만 성격 등 안 맞는 부분이 많아 다른 우등생 친구들도 돌아가며 관찰한 뒤 나에게 맞는 것만 골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팀은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 소장은 먼저 공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공부할 내용을 미리 훑어본 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궁금증이 생기는 것들을 질문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때 단원별 학습목표를 참고해 질문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수업을 듣고 책을 보면서 중요한 질문부터 답을 찾아나간다. 참고서처럼 정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나름대로 질문과 답을 정리하다 보면 적어도 30분~1시간은 공부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은 엄마나 친구, 스스로에게 한번 설명해 보면 더욱 좋다. 문제집에서는 자신이 만든 질문들과 연관이 있는 문제들만 골라 풀도록 한다.

    정씨는 ‘틈틈이 복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업 시작 전 배울 내용을 잠깐이라도 훑어보면 수업이 조금이라도 재밌어진다”며 “수업 후에 한 번 다시 살펴보고 자습시간에 다시 복습하면 기억에 오래 남아 시험 기간에 밤늦게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컴퓨터·휴대전화·MP3는 멀리

    프로젝트팀은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궁금한 것을 바로 찾아보는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더라”며 “대충 안다고 동그라미를 치지 말고 의문 나는 것은 끝까지 찾는 끈질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문제를 푼 뒤에는 맞은 문제라도 나머지 보기는 왜 답이 아닌지 생각을 정리해보고 틀린 것은 그 이유를 찾아 적어두라”고 했다. 내가 잘못된 방식으로 생각했는지, 모르는 내용이 있었는지, 비슷한 것과 헷갈렸는지 등 틀린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해당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찾아 공부한다. 빈 요약카드에 틀린 문제를 적고 이유와 개념을 함께 정리해 모아둔 뒤 틈틈이 들여다본다. 완전히 익힌 내용은 카드를 빼놓는다.

    공부 환경에서 집중에 방해가 되는 것은 과감히 제거할 필요도 있다. 휴대전화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공부할 땐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다. 방에 혼자 있을 땐 컴퓨터·휴대전화·MP3 등 방해요소에 흔들리기 쉽다. 가족 모두 시간을 정해 거실에서 ‘면학 분위기’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이가 공부해야 할 시간에는 부모님도 거실에서 함께 책을 보면서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주말엔 도서관에 가서 일주일간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그렇게 해야 여가시간도 생기게 된다는 것을 시민이가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적 만족감을 경험하게 되면 성적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계획 세워서

    박 소장은 시민이에게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책을 최대한 많이 읽기’다. 자신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으로 골라 방학 때 마음껏 읽도록 한다. 둘째 과제는 영어 듣기 연습. 영어 동화 등 시민이에게 어렵지 않고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으로 골라 매일 꾸준히 듣는다. 마지막은 기말고사 분석하기다. 하루 한 문제라도 좋다. 시험에 나왔던 문제들을 꼼꼼히 되짚어보며 정리해 본다.

    김 교사는 “과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할 수 있는 만큼만 매일 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방학 동안이라도 학기 중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아침에 하루 10분씩 하루 계획을 세우고 생활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주문했다.

    시민이는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 너무 낮아 지금부터 열심히 해도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가득했다. 김 교사는 “성적 때문에 고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키면서도 “성적이 낮아서 할 수 없이 간다는 생각으로 진학하게 되면 전문계 고교에 가서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일침을 놓았다. 고교 진학 후 선택할 수 있는 진로의 범위가 어느 쪽이 더 넓은지를 생각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 고교 입학 성적은 12월에 치를 연합평가 점수(100점)와 1~3학년 내신 점수(200점)를 합산해 산출한다. 그중 3학년 내신 성적이 전체 내신의 50% 비중을 차지한다. 아직 좌절하기엔 이르다는 의미다.

    정씨는 “나도 중학교 때 성적이 중간밖에 못 가 처음엔 고등학교도 못 갈 줄 알았다”며 웃었다. 그는 “고1부터 열심히 공부했더니 2학년 말부터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사는 “공부는 게임처럼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지 않아 학생·학부모들이 힘들어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어느 순간 반드시 성적 향상이 나타나게 돼 있다”고 격려했다.

    진로 결정은 천천히, 가족회의로 소통

    시민이는 문구류를 좋아하고 디자인·그림을 좋아한다. 그러나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프로젝트팀은 아직 중학생이니만큼 학과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정씨는 “부모의 희망에 따라 법대에 온 친구들을 보면 후회를 많이 한다”며 “재밌게 전공 공부를 하는 나를 신기하게 생각할 정도”라고 전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진로에 따라 학과를 정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였다.

    박 소장은 어머니 박씨에게 “이제 시민이를 대등한 관계로 인정하고 독립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야 자기주도성과 대범한 성격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시민이에게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들려주며 감정·충동 조절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고 싶은 일, 사고 싶은 것은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말고 일단 적어두도록 한다.
    당장 해야 할 일부터 해놓은 뒤 일주일 단위로 적어둔 것들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가족회의 시간을 가져 부모님과 시민이가 요구사항에 대해 서로에게 설득하거나 솔직한 생각을 전달하는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프로젝트팀의 조언에 박씨는 “시민이에게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물구나무라도 설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가족회의 시간도 갖고, 학원이나 공부 방법도 시민이의 의견을 적극 따르도록 할게요. 잘할 자신 있어요. 시민이도 엄마 믿지?” 무뚝뚝해 보이던 시민이도 그제야 웃으며 엄마를 꼭 안았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신청하기까지
    인문계 고등학교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박은혜씨 부부는 결혼 후 7년 만에 얻은 하나뿐인 아들 성시민군에게 사랑을 듬뿍 줬다. 태어난 지 17개월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았을 만큼 똘똘한 아들이었기에 기대도 컸다. 하지만 시민이가 6살 되던 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면서 아버지의 사업체가 부도를 맞게 됐다. 박씨 부부는 집도 작은 곳으로 옮겼지만 아이만큼은 부족한 것 없이 키우려 애썼다. 살림이 넉넉하진 않아도 원하는 것은 다 해줬다.

    하지만 시민이가 4학년 때 박씨가 암 선고를 받으면서 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지금은 박씨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박씨는 아이가 다 성장할 때까지 건강을 지킬 수 있을지 늘 걱정이다. “시민이에게 엄마가 늘 아픈 모습만 보여준 것 같아 미안해요. 성적이 떨어져도 남들처럼 과외를 시킬 형편이 안 되고…. 그나마 단과 학원만 간신히 보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버지는 특히 ‘시민이가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이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인지 자꾸 욕심을 부리게 된다. 만년필이나 샤프 같은 문구용품에 관심이 많은 시민이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달라고 조르면 아내가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것이 불만스럽다. 절제할 줄 알고 대범한 성격의 아들로 키우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다. 또 왜 공부한 만큼 효과가 없는지 답답하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성적이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자꾸 신경을 쓰는 것만 같다.

    시민이도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알기에 공부를 열심히 한다. 지난 중간고사 이후에는 학원을 끊고 유명 인터넷 강의로 공부해 보기도 했다. 기말고사 때는 새벽 2~3시까지 공부했다. 하지만 성적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해 답답할 뿐이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든다. 이런 성적이라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갈 수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이제 중3이 됐으니 장래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만 같다.

    결국 박씨는 열려라 공부팀에 ‘SOS’를 보냈다. “중앙일보의 도움으로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꼭 좀 도와주세요.”

    ‘공부 개조 프로젝트팀’ 진행 안내

    공부 개조 프로젝트팀은 이화여대 1~4학년 대학생들이 멘토가 돼 이끌어 줄 학생 대상자 87명의 명단을 발표합니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일대일로 배정돼 멘토 역할을 하게 되며, 해당 학생들에게 개별 통보 예정입니다.

    대상자 명단(학년)
    고아라(고1), 고주연(중2), 김가현(고1), 김건호(중2), 김민선(중1), 김민혜(중1), 김소정(고2), 김암(고2), 김윤정(고2), 김은정(중3), 김은지(고1), 김은총(고2), 김정균(고1), 김주오(중2), 김지선(고21), 김진희(중3), 김현정(고1), 김희태(고2), 나인선(중3), 나정은(중3), 마성민(고1), 문승연(중2), 문혜화(초6), 박선우(고2), 박은수·박정수(초4), 박정수(고2), 박정훈(중3), 박준우(중3), 박지수(고1), 배민경(고2), 배소영(고2), 복다혜(고1), 서현정(고2), 서현주(고2), 손나현(고1), 손도현(고1), 손정희(고1), 손창민(고2), 송인선(고2), 안기욱(중3), 안소현(고2), 안재훈(고2), 양혜림(고1), 오한나(고2), 원예은(중1), 유지연(고2), 유진슬(고2), 윤보현(중1), 이건택(고2), 이승연(초5), 이승은(고2), 이유나(초5), 이은아(고2), 이은영(고2), 이종현(고2), 이지연(고1), 이진욱(고1), 이태영(고1), 임기선(고2), 임민정(고2), 임유연(중3), 임재택(중1), 장영수(고2), 장유경(고1), 장재희(고1), 전다영(중3), 전문규(고1), 전성초(중2), 전지연(고2), 정시우(고2) 정의진(고1), 정해진(고2), 정희경(고1), 정힘찬(고1), 조영지(중2), 조하경(고2), 주호연(고1), 천승호(고1), 최승현(중1), 최연주(고1), 최영인(고1), 최인범(고2), 최현주(고1), 하현주(고2), 한상은(중2), 한송이(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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