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교육사용설명서

    2012. 5. 2.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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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문구가 자극적이어서 골랐을까? 

    사장님이 읽으라고 주신 책이다.  광고문구는 아래와 같다. 


    언제까지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려는가?
    공교육만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내 아이의 10년 후를 위해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하는 교육 지침서



    공교육만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성공이란 말인가?

      

    문제는 자식이 머리가 좋지 않은데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게 만드는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책의 중간에 보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요즘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며 창의적이고 다양한 풀이가 요구되도록 문제와 과정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가지 생각이 나는 것이 있다. 

    나는 수학을 참 좋아했다. 잘했고 학력고사때나 모의고사때도 거의 거의 만점을 맞았다. 고3때는 심지어 다른 풀이방법을 수학선생이 나에게 물어봤을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나의 수학적 재능은 인생은 수학같다는 착각속에 살게 만든 것 이상 아무런 도움이 안된 것 같다는 것이다. 


    수학은 x를 찾으면 y가 구해진다.  내가 수학을 좋아한 이유는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면 반드시 문제는 풀린다는 매력 때문이다.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없다. 보편타당하게 접근하기만하면 그게 옳기만 하면 반드시 정답은 따라온다. 


    인생이 어디 그러나? 북한이 했다는 말도 안되는 말이 진실로 둔갑하고 광우병 걸린 소의 안전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내고, 대통령이나 국회위원이 되려면 군면제나 위장전입은 기본인 이 세상에서 논리적인 접근이 가당하냔 말이다. 


    가정형편상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나에게, 당시에는 과외가 금지였다는 것이 좋은 핑계였는데 알고보니 다들 몰래 하고 있었고 그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재수를 하고 입학원서를 놓을때 또하나의 좌절은 TV뉴스였다. 우리집은 내 입시에 관심을 가질 형편이 아니었는데 뉴스를 보니 눈치작전으로 무전기까지 동원해서 자식들을 경쟁률낮은 과에 집어넣기 위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의 좌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반칙을 일삼으면 경고를 주고 징계를 하는 것이 형평과 논리상 맞을 것 같은데 다들 하나의 헤프닝정도로만 이해하더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미 있는 집, 기득권층 자녀들은 그렇게 해오고 있는 것이고 일반 서민이 감히 어딜 따라오느냐는 분위기. 그런 것이 있었다. 논리적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쌓여가면서 부모님을 원망하기까지 했지만, 결론은 돈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비슷한 실력이면 돈있고 시간있는 부모가 아이들 좋은 대학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는 여러 과들을 분석해서 미달로 좋은 학교에 들여보낸 케이스도 여럿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은 학생들이 미래에 관심이 있고 보다 합리적인 접근방법을 찾고자 한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반값등록금문제에서도 익히 알려진 바이지만 이미 대학은 학생들의 교육이나 미래에 관심 없다.

    동문 파워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국가로부터 지원금을 두둑히 받아내는 것과 유명연예인을 받아들여서 학교 브랜드가치를 올리고 그 이름으로 다른 사업을 해서 매출 올리는 것. 즉 돈이 목적인 기업과 다를바 없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 

    다 아는 그런 소리를 현재 아무런 기득권이 없는 교육업체의 이사가 주장한다고 한들, 그래서 멀 어쩌겠느냐는 것이다. 


    세상은 논리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다는 것을 먼저 깨달았으면 좋겠다. 


    배우는 이유를 알면 성적이 오른다는 주장(p 144)이 중간에 나온다.

    이 부분은 사실 많이 공감이 된다. 부모가 장사를 하거나 해서 바쁜 경우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다. 이 상황에서 아이에게 훌륭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심어주고 그 첫번째 목표가 대학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부모라면 자녀가 공부를 열심해 해야 하는 당위성은 제공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공교육에서 할 것이라는 것은 넌센스다. 


    저자는 뒷부분에서 각 단체와 기관들이 교육철학의 원칙에 동의하자고 주장한다. 삼척동자가 웃을 일이다. 이런 원칙에 동의할 사람은 가난하고 못배우고 현재 아무런 권력과 세력이 없는 사람들이나 가능할 일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 새누리당에 참패한 데서 보았듯이 그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반성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무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위험이 있거니와 자기 자리와 돈과 명예가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교사조차 관심을 가져주는 학부모의 아이에게 더 관심을 쏟게 마련이다. 결국 공교육도 제도의 일부일 뿐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가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몫이다. 


    나는 반드시 좋은 학교를 나와야 성공한다는 사고방식을 조장하는 언론과 대학들이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 역시 맞추어 피해나가야지 맞서서 싸울 상대는 아니지않나 싶다. 


    맞서면 구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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