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에 목숨건 거지와 공부가 가장 쉬웠던 부자

    2009. 4. 6.

    by. 셰익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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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현근 (사회평론,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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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외고를 소개합니다
    카테고리 중/고등학습
    지은이 장진경 (미지의코드,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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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겠지만 현근이의 노력을 보면서 내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

    자신이 머리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데에서 현근이의 성공은 시작한다.

    김현근이 생각하는 공부의 방법은 이렇다.
    "공부의 기초는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섭렵한다고 하더라도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와 오기가 남달리 강해야 한다. 의지가 강하다면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내가 공부를 해가면서 깨달은 것은 공부방법들을 소개한 책들이 하나같이 공통분모로 소개한 것은 <집중력>이다. "

    한문제 틀렸다고 엄마께 꾸지람을 듣고, 시험준비가 소홀하다고 뺨을 얻어맞은 것을 보면 현근이의 성공에는 부모님의 욕심이 많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IMF실직으로 가난해서 여건이 좋지 않았던 현근이.

    <7막7장>의 홍정욱과 같은 삶을 따르고 싶었던 그에게 현실은 지나치게 냉혹했다.

    무조건 장학금을 받아야 했고, 정부의 돈으로 유학을 가야만 했던 가난한 상황속에서도 하나의 불평없이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홍정욱이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 쳤다면, 현근이는 그저 올백을 위해 하루하루 최고의 에너지를 쏟아내며 살았다.

    중간에 비교하면서 보게 된 대원외고의 진경이는 반면에 수학교사인 아버지와 영어강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중학교때 캐나다로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풍족한 환경에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은 케이스이다.

    크게 목표도 없었고, 실패와 도전도 없었지만, 주변에 외고에 떨어진 자녀를 둔 부모들 입장에서 볼때는 부러운 마음이 생길 것 같긴 하다.

    진경이를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굴곡없이 대학에 입학했다. 극적일 것도 어려울 것도 없었다. 어쩌면 외고를 못간 아이나 외고를 지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원외고에 입학한 자신이 스스로 대견할 수 있긴 하겠다.

    요즘 대원외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고 보면 진경이 쪽이 더 솔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경이는 1등은 공부하는 방법이 남다르겠지 하는 신비감을 그대로 유지했는 데에 반해,

    현근이는 누구나 1등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줄 위험도 내포되어 있다.

    열심히 했고, 불꺼진 기숙사를 나와 화장실에서 몰래 책을 보고... 부모님들 입장에서 보면 미치도록 부러운 이야기이다. 이 역시 일반적인 중, 고등학생들의 모습은 아니다. 더군다가 고3이 아니라면 더욱 와닿지 않는다.

    아무래도 현근는 머리가 좋았던것 같다. 그리고 시험에 대한 운도 많이 따랐고, 적절히 학원선택도 적중했다.

    아이의 상태나 적성도 무시한 채 현근이처럼 만들어야 겠다고 고집부리는 부모가 나타날까 많은 학생들이 긴장할지 모를 일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사회를 지탱하는 건전한 시민을 기르는 데는 평준화 교육이 맞다. 하지만 발전하려면 리더와 전문가가 필요하고, 평준화만으론 안 된다. IQ 150의 영재를 IQ 100에 맞추자는 것은 평준화가 아니라 역차별이다. 각 분야의 영재급 리더를 키우지 못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낙오하는 거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30/2009033000082.html?srchCol=news&srchUrl=news1

    그러나 윤고문은 명심하기 바란다.

    요즘 내 또래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요지는 평준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에 준비할게 너무 많아서 돈많고 시간많은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것이 걱정이라는 것이다. 즉 출발선상이 다를 개연성이 너무나도 많다. 홍정욱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사회나와서 전혀 필요도 없는 영어를 학업성취도의 표준으로 삶는 MB정부의 영어몰입교육도 모순이다.

    우스게 소리로 요즘 박세리는 영어공부하느라 골프를 소홀히해서 죽쑨다는 말도 있다.

    유럽이나 이스라엘처럼 독서를 장려하고, 글쓰기나 창의력 향상교육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언론매체에서 언급하는 바이므로 여기서는 논의를 생략한다.

    무엇보다 공부잘하는 사람만을 인재라고 생각하는 발상 또한 자기 편의적이다.

    그러니 서울대를 없애자는 식의 비현실적인 논의도 발생하는 것일지 모를 일이다. 그게 본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는 이 논의에서 한걸음 더 깊숙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홍정욱처럼 되는 것은 돈많은 사람 입장에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현근이 처럼 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소설같은 환상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현근이는 그야말로 상위 0.1%의 수재이다.

    초등학생때부터 공부가 유일한 특기였던 현근이는 이제까지 살아왔던 것 처럼, 평생을 남을 이기기 위해서 외우고 익히고 경쟁하면서 살게 될지 모를 일이다.

    머리가 좋고 뛰어난 아이라면 모를까, 보통아이들에게 현근이같은 삶을 자녀의 행복이라고 생각하여 강요하는 부모는 많지 않으리라 믿고싶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우리 개인의 나태한 삶에 경종을 울리는 자기계발서의 범주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부모들은 자녀에게 절대 현근이 같은 삶을 강요하지 않을 수 있는 교육제도가 갖취지기를 희망한다.

    "학문의 즐거움" 에서 히로나가 헤이스케 교토대학교수는 아버님이 자신의 대학진학을 방해하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아버님의 말씀을 인용한다.

    "대학은 입시준비를 안하고도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다. 죽어라 공부해서 겨우 들어가면 그때부터 인생이 피곤해진다."

    내 아이가 현근이 처럼 후회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바라지에 매진하는 것이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자녀를 위해서 현명할 것이라는 것이 헤이스케교수의 아버님말씀이다.

    모쪼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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